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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김소진 소설 - 신풍근 배커리 약사

김소진 소설 - 신풍근 배커리 약사
  • 저자김소진
  • 출판사문학동네
  • 출판년2002-07-23
  • 공급사우리전자책 전자책 (2004-04-16)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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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댁 쪽 집들이를 했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도저히 사람들을 집으로 불러모을 수가 없는 형편이었다. 왜냐하면 결혼식을 올린 지 삼 주 만에 그러니까 신혼여행 다녀온 지 이 주일 만에 다세대주택 이층에 차린 신혼살림이 완전히 털렸다. 아래층 아줌마는 대낮에 웬 타이탄 트럭을 현관에 대고 짐을 옮겨 싣기에 이사를 가는 줄 알았다고 했다. 장롱과 냉장고 그리고 침대를 빼놓고는 다 들고 가버렸다. 하필 결혼 이후 영권씨와 첫 외식을 하고 들어오던 날 저녁에 일어난 일이었다. 방송사의 하청업체인 독립 프로덕션의 피디가 피곤한 자리인 줄은 짐작하고 있었지만 그 정도일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었다. 어쩔 땐 기다림에 지쳐 깜빡 노루잠이 들었다 깨어나 팬티 바람으로 곁에 곯아떨어진 낯선 얼굴의 사내를 발견하곤 깜짝 놀라 침대 위에서 굴러떨어진 적도 있었다. 그 와중에서 정말 갖은 투정을 다 부린 끝에 하루를 잡아 돈암동에 있는 프랑스 요리 전문점에서 오붓이 만나 기분 좋게 먹고 마시고 들어오던 길이었다. 나는 핸드백에서 열쇠를 꺼내 현관문 열쇠구멍 깊숙이 밀어넣었다. 어두운 틈새로 미끄러져 들어간 열쇠는 내 엄지와 검지 사이에서 빚어지는 균일한 압력을 현관문의 잠금 장치에 전달했다. 딸깍 소리와 더불어 빗장을 푼 현관문을 평소와 다름없이 기세 좋게 밀고 들어간 나는 뒤따라 들어오는 남편을 돌아보며 미소를 지었다. 나의 미소를 지켜본 영권씨의 눈살에 알콜기 때문인지 힘이 어렸다. 나는 돌아서서 신발장에 엉덩이를 살짝 걸치고 뭔가를 원하는 사람처럼 입술을 조금 달싹거렸다. 그런데 그는 꼼짝을 하지 않고…… 그제야 나는 뒤통수께가 허전함을 깨달았다.' - 본문 '벌레는 단 과육 속에 깃들인다.' 중에서 1990년대 이후에 나타나는 김소진의 문학의 새로운 형태의 기억의 서사는, 현재의 변화에 대해 합리적인 설명을 부여할 수 없게 된 상황과 그러한 상황을 초래한 보다 더 근본적인 힘의 발견에 대응된다. 때문에 이 기억의 서사는 이전 시기의 실존적인 주체에 더욱 밀착되어 있다. 현재와 단절된 그 기억의 풍경 속에 현실의 변화 속도가 감히 손을 미치지 못하는 황금의 시간들이 불러내어 현실의 변화에 맞설 수 있다는 것, 바로 이것이 기억의 서사가 갖는 의미에 다름아닐 터이다. 그 기억의 서사 속의 시간들은 현재에 의해 오며되지 않았기에 더욱 찬란하게 빛날 수 있다. - 손정수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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