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7년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재일동포 작가 유미리의 신작 소설. 「여학생의 친구」와 「소년 클럽」 두 편의 소설을 묶었다. 이 두 소설의 주인공들은 사회가 정해놓은 정상적인 궤도에서 일탈한 사람들이다. 「여학생의 친구」의 여고생과 퇴직한 노인은 원조교제나 그보다 더한 어떤 것도 불사하고, 「소년 클럽」의 초등학생들은 밤거리에 오가는 여성을 덮치기를 꿈꾼다. 소설의 주인공들은 모두 '이등시민'이라는 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여학생의 친구」는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원조교제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사회에 대한 불만과 무기력 속에 살아가는 퇴직노인 겐이치로와 가정붕괴에 직면해 원조교제를 생각하는 여고생 미나. 이 두 사람은 흔히 생각하듯 성(性)과 돈을 교환하는 그런 관계로 치닫지는 않는다. 작가는 오히려 어린 소녀들의 원조교제를 부추기는 가족과 사회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고발한다. 초로의 겐이치로는 몸을 팔아 돈을 벌려는 여고생 미나를 범하지 않는다. 미나가 자기 손녀의 친구라서 안된다는 도덕관념 때문이 아니라 막다른 골목에서 몸부림치는 '삶의 후배'를 보살펴야 할 의무를 절감했기 때문이다. 작가는 작중인물을 통해 돈이 개입되지 않는 진정한 의미의 교제를 소망한다. 함께 실린 「소년 클럽」은 초등학생들의 성적 호기심과 거기서 야기된 집단 성폭행이라는 '충격적인' 사태를 다루고 있다. 「여학생의 친구」가 예순 살 넘는 노인의 소외된 성을 부분적으로 다루고 있다면, 「소년 클럽」은 열네 살 이하의 억압된 성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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